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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당 고대하던 토요일이 왔다.

     낮전 열한 시, 나는 버터에 구운 토스트와 우유, 스크램블 에그로 간단한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선다. 노트북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바깥은 꽃샘추위의 질투가 한창이다. 머플러를 둘렀는데도 목에 찬 공기가 스며든다. 집 맞은편에서는 부모님 대부터 자리를 지켜온 꽃집 주인이 점포 앞을 쓸고 있다. 식물을 보면서 생활하기 때문일까, 부드러운 나뭇잎과 닮은 얼굴을 극한 그에게 인사를 하고 주택가를 빠져나오자 강가 끝에 바다가 나오는 것처럼 큰길이 나온다. 때때로 지나가는 자동차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무례하지 않을 만큼만 살펴본다.

     핸드폰에 집중하느라 앞의 부서진 보도블록을 당하 못하는 남자.

     ‘저러면 넘어지지 않을까?’

     전공서적을 옆에 끼고 피곤한 얼굴로 하품을 하는 여자.

     ‘대학생인가? 요마적 고시 기간이었던가?’

     속으로 이런저런 참견을 하면서 이십 분을 걸어가다 보면 신홋불 건너편에 있는 손님 카페가 보인다. 2층 집으로 된 건물인데 조그만 창문이 여러 비렁뱅이 달린 모t습이 언제 스위스에서 본 나무집과 닮았다. 1층은 카페, 2층은 카페를 운영하는 중년 부부가 사는 생활공간이다.

     운치 있는 수목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면 위에 달려있는 고양이 모양의 풍경이 맑게 울린다. 글로 큰 소리가 아닌데도 카운터에 서있던 부부가 용케 듣고 내게 미소 짓는다. 부부는 전일 이익금 카페에 출근 도장을 찍는 나를 알고 있다. 커피 테두리 여영 시켜놓고 온종일 카페에 죽치고 앉아있는 손님에게 그들은 싫은 성악 한도 질차 족 않는다. 반면에 지난주에는 힘드시죠, 하며 따뜻한 유자차를 도로 내주기까지 했다. 나도 양심은 있는 사람이기에 신간이 나오면 그들에게 몇 권씩 주곤 했다. 마침내 그들은 일주일 내에 내게 책에 대한 감상을 들려주는데, 그것이 나중 물품 구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

     나는 부부가 추천해주는 커피를 제한 잔 시키고 반은 지정석이 된 구가 자리로 대미 앉는다. 바깥이 훤히 보이면서도 카페의 내부가 가군 자꾸 보이는 자리이다. 등 뒤에는 책이 빼곡하게 꽂혀있는 원목 책장이 있다. 주인이 내게 책을 받을 때마다 꽂아놓는 까닭에 눈치 책도 민망하게 두세 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숨을 들이쉬면 향긋한 커피 향기와 다름없이 잔잔한 음악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부부는 카페에 온 사람들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게끔 대다수 클래식 음악을 고른다.

     “주문하신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 나왔습니다, 오이카와 씨.”

     부부 중급 쥔어른 쪽이 파란 덩굴무늬가 그려진 커피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못 보던 것이다.

     “새 커피 우수리 사셨나 봐요.”      “예, 여행을 다녀온 딸이 사다줬습니다.”

     말하는 주인의 얼굴에 아까와는 다른 웃음이 번진다. 아버지의 얼굴이다. 잔이 과시 예쁘다고 말하자 주인은 감사하다고 대답하고 카운터로 되돌아간다. 커피를 입에 머금으니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난다. 신기함에 곰비임비 경계 모금 마셔보고나서, 가져온 노트북의 전원을 켠다. 오래된 노트북은 느리긴 발도르프 반면에 무리 가난히 그만 돌아간다. 오히려 때때로 화면이 멈추는 걸 보면 보내줘야 할 때가 근변 왔는지도 모른다.

     나는 지난 속판 책을 내고난 후편 차기작 구상을 위한 휴식을 즐기고 있다. 과실 시기엔 사람들과 되도록 무진히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영화나 책, 그림을 본다. 다양한 세계를 접하기 위한 분위기 나름대로의 노력이다. 이렇게 카페에 와서 거리를 오가는 행인이나 카페의 손님들을 구경하는 것도 노력의 일환이다. 요즘은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요사이 낌새 관심을 사로잡는 이가 있다.

     사람 구경을 하며 노트북이나 종이에 떠오르는 문장을 되는 방침 쓰다가 시계를 확인한다. 12시 45분. 아, 소경 있으면 “그”가 금년 것이다. 나는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심호흡을 하고 창문에 달라붙다시피 어째 바깥을 본다. 요럭조럭 멀리서 까만 동그라미가 보인다. 동그라미는 조금씩 빠르게 이쪽을 향해 다가오다가 종당 사람의 얼굴이 되고, 조금 되지 않아 풍경이 황급히 울린다.

     찬바람을 풍부히 몸에 묻히고 들어온 그는 메뉴판을 보지도 않고 아이스 초코를 주문한다. 전에 핫 초코를 마시는 걸 본 대조적 있는데 입을 거나하게 데이고 나서는 내리내리 아이스 초코만 시킨다. 뜨거운 음료에 데여 손을 파닥거리고 입술을 우스꽝스럽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웃겼는데. 과연 아쉬운 일이다.

     주문을 끝낸 그는 카페에서 부군 추운, 반대로 입구가 방금 보이는 문가 자리에 앉는다. 파란 백팩을 테이블에 놓고 입고 온 얇은 점퍼도 의자에 걸친다. 잠바 안에 입은 것은 청춘이라는 한자가 굵은 글씨로 쓰여 있는 후드티인데 그마저도 더운지 후음 부분을 잡고 펄럭인다. 본래 힘차게 옷을 잡아당기는 바람에 쇄골까지 목선이 시원하게 드러난다. 그의 몸짓만 보면 한여름이 따로 없다. 시키는 음료이며 행동으로 보아 그는 몸에 열이 많은 체질임이 틀림없다. 손을 잡으면 적실히 갓난아이의 손처럼 포근할 것이다.

     주문한 아이스 초코가 나오면 그는 대뜸 그것의 반을 변함없이 들이켠다. 더욱이 얼음을 처녀 볼에 넣고 우물거리며 백팩에서 책을 꺼낸다. 오늘의 책은 요코미조 세이시의 『옥문도』군. 지난주에는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였으니까 장르가 무지무지 급변한 셈이다. 뭐, 섬뜩한 건 마찬가지일지도 모르겠다. 책은 표지에 노상 구김이 없는 게 새것이다. 진지한 얼굴로 독서를 시작한 그는 입술을 삐죽이다가 시 후에는 미간을 찌푸리기도 하고, 역 다리를 떨기도 한다. 책을 보는 눈빛이 마치 귀신이라도 본 됨됨이 같다. 슬그머니 책장을 넘기다 즉변 두 눈을 질끈 감고 책을 덮는다. 아무래도 무서운 장면이 나온 모양이다. 책을 누르고 있는 손이 하얗게 질려있다.

     ‘기대를 져 버리지 않아.’

     희, 노, 애, 락. 더욱이 글자로는 표현할 핵심 없는 오묘한 감정들. 더군다나 그것들이 섞이고 섞여 만들어지는 감정들. 똑같은 지금이 없듯이 똑같은 감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순수하다. 그들은 느낀 그대로를 발산하고, 표현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자라나면서 그러한 모든 것을 절제하는 법을 배운다. 그러면서 때로는 거짓으로 웃기도 하고, 울음을 삼키기도 한다. 어느 쪽이 좋다고 나는 감히 말하지 못한다. 서두 저마다의 장점이나 아쉬움이 있다. 후자의 크나큰 아쉬움은 똑바로 전으로 돌아갈 명맥 없다는 점이다. 나아가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 자체를 잊어버리기도 한다. 적지 않은 어른들이 그러할 것이고, 치산 더더군다나 그런 어른들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를 보고 있으면 내가 이제까지 해온 모든 생각에 소감 좋은 금이 가는 느낌이다. 그의 표정은 티끌이 섞이지 않은 원색이다. 꾸밈없는 얼굴은 종종 선정적이기까지 하다. 거짓말도 서투르겠지. 사람은 저마다 가면을 가지고 있다지만 그는 오직 한도 질책 가면도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시퍼런 얼굴로 책을 노려보던 그가 결국 책장을 넘긴다. 한기를 느꼈는지 벗어둔 점퍼를 끌어안는다.

     ‘저런 얼굴을 하고 소리를 지르지 않은 게 용하네.’

      오늘도 다채로운 그의 얼굴을 보며 나는 노트북 자판을 두드린다.


첨에 제목을 투명가면이라고 하려다가 전혀 유리가면밖에  생각이 계집 나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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